230627 모든 것에 회의감이 든다

와 진짜 이제는 정신과에 가는 것도 신나지가 않는다
정말 지금 이 순간 나를 억지로라도 웃게 하는 건 친구밖에 없다. 그냥 뭘해도 재미가 없다 시발
정신과에 가서 선생님께 실수한 것 같기도 하고 나의 행동들이 후회되고 반추 사고 씹새끼가 멈추지 않아서인 것 같다. 그리고 선생님께서 내 얘기를 잘 들어주시는 것도 이젠 익숙해져서 큰 감흥이 없다

왜 살지 진짜?
발전에 대한 욕구가 없다.
미친 거지.
노력을 하고 싶지가 않고 멋진 사람이 되고 싶지가 않음. 미래의 내가 그려지지가 않아.. 생각을 하려 해도 턱 걸려서 막히는 느낌. 미래의 나.. 글쎄

원래는 내가 공부해야 하는 이유를 너무나 잘 알았는데 이제 모르겠다. 나에게 미래는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무형의 존재가 되어버렸다. 나에게 두려움을 주지만 형체는 없는 이상한 존재. 혀튼 그래서 도무지 공부를 할 마음이 생기지 않아서 엄마께 여쭤봤는데 전혀 도움이 안됐고 오히려 죄송한 마음만 커졌다.
더이상 살기 싫은 나에게 엄마의 대답은 너무 하찮다. 뭐 저딴 걸 위해 사나 싶다. 이렇게 매일 죽음을 생각하는 딸을 둬야 하는 엄마께 죄송스럽다.

심리적으로 죽음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다보니 이제 전처럼 죽음이 두렵지 않달까.
난 죽고 싶다. 그리고 고통을 수반하지 않는 죽음은 별로 없다. 차 사고가 나든 병에 걸리든 하겠지. 사고가 나면 금방 죽을 거고 정신이 혼미해서 아픈 것도 잘 못 느낄 거다. 병에 걸리면 스위스 가서 안락사하면 되고.


엄마 미안해
엄마 사랑해
엄마….
이런 사람이라 미안해
미안해… 내일은 목청에 힘 좀 주고 좀 웃어볼게
운동도 하고.

너무 걱정하지말라고 얘기를 할 수 있었으면 좋을텐데 난 명백히 걱정당할 상황이 맞다.

근데 진짜 언제든 사고가 날 수 있으니까 유서를 써야하긴 할 것 같다.

세상에 사랑한 부분보다 사랑하지 못한 부분이 너무 많아서 하나님께서 간사한 저를 일찍 데려가시나 봅니다.
명백히 행복했고 명백히 불행했습니다.
저를 웃게 해주었던 모든 사람들에게 일일이 감사를 전할 수 없어 마음이 좋지 않습니다. 확실한 건 저의 명백한 행복이 모두 당신들 덕이었다는 것. 모두 온 마음 다해 사랑합니다. 부디 너무 오래 울지 마세요. 떠나는 이의 첫 번째 부탁입니다. 행복하세요. 떠나는 이의 두 번째 부탁입니다. 저를 잊으세요. 떠나는 이의 마지막 부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