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 상담 때 보여드릴 거 (23회차)

긍정적인 감정은 물론이고 부정적인 감정조차 안 느껴지는 것 같아요. 꼬이고 꼬여서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감정이라고 불러도 될지 모르겠는.. 무언가뿐이에요.

예전에는 너무 힘들어서 죽고싶었다면, 지금은 그런 감정이 없는데도 그냥 죽고 싶어요. 이쯤되면 제가 죽고 싶어하고 싶은 건 아닌지 의심이 들어요.

CBT 했던 날 생각(회의감, 초월적인 생각)이 너무 많아져서 잠을 못 자다가 이유도 없이 눈물이 터져서 울고.. 근데 그때 역시 어떤 감정이 느껴지진 않았어요.
오직 생각뿐. 오랜만에 뛰어내리는 상상을 했고 1393에 전화를 해야 하나 잠시 생각했지만 그럴 정도는 아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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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고 싶은 건지 살기가 싫은 건지
우울하고 싶은 건지 그러기 싫은 건지
답이 없는 걸 알면서 왜 자꾸 답을 찾으려 하고
모든 문장에 ‘왜’를 갖다붙이는지
알 수가 없어요.

제 사고 방식은 너무 이상해요.
도대체가 받아들이지를 못해요. 지꾸 본질로 파고들어가요. 초월적이에요. 물음표가 과하게 많아요.

삶은 고통이라는 제 생각에서 필연적으로 도출되는 결론은, 난 태어나지 않았어야 했다.

독일 노래. Gib mir kleines bisschen sicherheit

왜 모든 건 다 변하는 거임??? 왜 행복엔 무뎌지고 사랑은 변하고 음식은 썩는 거임??

그리고 왜 난 자꾸 이지랄하는 거임???
개싫다. 누가 날 이해할까
아니 애초에 왜 이해받아야 함?
이해받지 못하는 현실을 좀 받아들이면 안 됨??
아니 애초에 왜 그걸 받아들여야 하지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사실을 왜 받아들여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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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건 차 원장님께만 말씀드릴 거.
CBT 끝나는 생각만 해도 너무 슬프다고, 은식 쌤께 말씀도 드렸다고. 의존은 전보다 훨씬 덜하지만 여전히 쌤이 너무 좋고 평생 보고 싶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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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유서 쓰고 싶어짐 아주 미치겟는 날

12.02
꿈 많이 꾸고 기억력 안 좋아졌네

12.04
양치도 안 할 정도로 자기관리 x
가만히 있으면 죽고싶고 슬퍼
작은 사건사고에 마음이 무너져
세상이 너무 싫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