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가사들 모음 2

번역/해석 출처: 유튜브 아락댓
특히 마음에 드는 가사는 파란색으로 강조함!
원래는 가사들만 복붙하고 끝내려고 했는데 지인의 블로그를 보고 자극받아 몇 자 더 써보겠음.

1️⃣ Give yourself a try - The 1975

You learn a couple things when you get to my age
내 나이 정도가 되면 몇 가지를 배우게 될 거야
Like friends don’t lie and it all tastes the same in the dark
친구들은 거짓말하지 않고, 어둠 속에서는 전부 같은 맛이 난다는 사실 같은 거 말이야 (영구적인 가치를 지니고 있는 것들에 대한 암시)
When your vinyl and your coffee collection is a sign of the times
너의 LP와 커피 컬렉션이 시대의 흔적이 될 때 (1980년대 흔했던 LP와 커피 컬렉션을 언급하면서 시간의 흐름을 나타낸다.)
You’re getting spiritually enlightened at 29
너는 29살에 영적인 깨우침을 얻게 되는 거야 (곡 발매 당시 매티의 나이가 스물아홉.)
So just give yourself a try
그러니 그냥 한 번 해봐
The only apparatus required for happiness is your pain and fucking going outside
행복을 위한 유일한 조건은 고통과, 닥치고 집 밖으로 나가는 것

And what would you say to your younger self?
어린 시절의 너에게 어떤 말을 해줄 거야?
And whiskey never starts to taste nice
위스키는 먹어도 먹어도 맛을 모르겠다

시간이 주는 큰 교훈 중에 하나가, "Just give it a try"라고 한다. 그래서 위 문단처럼 1절 벌스에서는 시간의 흐름에 대한 얘기가 나온다. 그리고 이때 LP와 커피 컬렉션을 시간의 흐름을 상징으로 쓰는 게 왠지 모르게 마음에 들었다. 네 번째 줄에 spiritually enlightened 이거 역시 마음에 드는데 그 이유를 모르겠다. 또한 파란색으로 쓴 부분은, I can't agree more on this! 문장 전체가 너무 맞는 말이라 처음 본 순간 머리가 띵 했다. 고등학교를 다니던 어느 날 행복의 전제 조건은 불행임을 알게 되었다. 이 역설적이지만 모순적이진 않은 논리에 매료된 것 같다. 또한 행복하기 위해 닥치고 집 밖으로 나가는 것? 이걸 내 상황에 맞게 변형을 해보자면 '공부 스트레스를 안 받는 가장 좋은 방법은 공부하는 것'이 될 수 있겠다. 음음 이것이 바로 내가 좋아하는 논리구조로구나.


2️⃣ Love it if we made it - The 1975
문학적인, 맥락상의 해석 필요 없이 직역하면 되는 부분이라 번역본은 안 가져옴.
Saying controversial things just for the hell of it
Selling melanin and then suffocate the black men
Start with misdemeanours and we'll make a business out of them
And we can find out the information
Access all the applications
That are hardening positions based on miscommunication
Oh, fuck your feelings

Modernity has failed us
현대 사회가 우리를 실망시켰어
Consultation, Degradation, Fossil fueling, Masturbation, Immigration, Liberal kitsch, Kneeling on a pitch
협상, 비하, 화석 연료, 자위, 이민, 민주주의의 저속함, 경기장에서 무릎을 꿇는 것
The war has been incited
전쟁은 선동되었고
And guess what? You’re all invited
그거 알아? 너희 모두가 초대되었어 (성별, 인종, 정치, 세대 간의 싸움에 우리 모두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되어있다)

흑인 차별과 익명성에 숨은 인터넷 문화를 비판한 후, 현대인인 우리는 어떤 정보든 찾아내고 어떤 앱에도 접속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는 불신과 거짓된 정보를 초래하고, 소셜 미디어와 언론에서는 편향된 정보를 제공한다. 그리고 이는 소통의 부재로 인한 양극화의 원인이다. 그 대표적인 예시로 최근 MZ 세대가 비판의 대상이 된 걸 들 수 있겠지. 양극화를 해결하는 것이 인류의 평생 숙제 아닐까. 세대 차이, 부의 재분배, 빈익빈부익부, 선진국과 후진국 간 양극화 등 controversial한 주제들이 많이 떠오른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해야 하긴 하지만 나는 거기에 관여할 수 없을 것 같고, 그래서 관여하고 싶지도 않아 진다. 이런 면에서 나는 이기적이다. 돌고 돌아 내 업보로 돌아올 것임을 알면서도 나서고 싶지가 않다. 사회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걸 기피하는 건 왜일까? 세상은 힘 있는 사람의 목소리만 들어준다는 걸 알아서일까? 내가 높은 지위에 오르는 상상도 못 하겠을뿐더러, 설사 내가 그렇게 된다고 하더라도 높은 확률로 내 목소리는 금방 묻힐 거야. 사람들은 자신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지 않다면 그것이 이슈가 될 때는 무한한 관심을 쏟다가도 이내 잊기 때문에.


3️⃣ Human contact - Milk.
Like the world I was blue from the start
시작부터 우울했던 이 세상처럼
Know the cracks in my wall off by heart
내 벽의 균열을 알게 되었어, 진심으로 말이야
Haven’t changed in a week, I’m in bits
일주일 동안 변하지 못했고, 최악이지만
Think I’ve learnt all I could, so I quit
배울 만큼 배운 것 같으니 이제는 그만둘래

And I know it’s still real life, I’m just having a little bit of a hard time with it
나도 알아 아직 현실 속이란 걸, 그냥 조금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뿐이야
I’m just having a hard time committing to another day off the pavement
정해진 길에서 벗어나 다른 날을 기약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을 뿐이라고
And I know I’m still alive, I’m just having a little bit of a hard time with it
나도 알아 아직 내가 살아있다는 걸, 그냥 조금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뿐이야

코시국이 심화시킨 오늘날의 사회상. 인간관계가 끊긴 채로 집에 갇혀서 경제 활동을 하지 못하고 세상 밖으로 나갈 용기가 결여된 사람들이 많다. 힘 없이 무미건조한 목소리에 그 자체로 맑은 멜로디가 어우러지니까 정말 그 상황에 처한 화자가 노래를 하는 느낌이라 가사까지 좋게 들렸나 보다. 파란색으로 쓴 부분은 나에게 이렇게 들렸다. "나도 노력하고 있어. 아직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했지만 노력하고 있어. 그냥 조금 힘들 뿐이고 나는 이겨낼 거야." 이 노래가 전하는 메시지에는 그러지 못했지만 이 부분에만은 감정 이입 제대로 했다.


4️⃣ The Birthday Party - The 1975
Oh, we're a scene, whatever that means
무엇을 의미하든 간에, 우리 진짜 영화의 한 장면 같다


5️⃣ Me & You Together Song - The 1975
I had a dream where we had kids
You would cook, I'd do the nappies
We went to Winter Wonderland
And it was shit but we were happy
I'm sorry that I'm kinda queer, it's not as weird as it appears
It's 'cause my body doesn't stop me
Oh, it's okay, lots of people think I'm gay
But we're friends, so it's cool, why would it not be?

굳이 한국어로 번역하지 않고 원어로 이해하는 게 더 좋을 때가 많다. 이 가사가 그렇다.

"우리가 함께 아이를 낳고 디즈니랜드에서 행복하게 노는 꿈을 꿨어. 내 성격이 좀 특이하지? 미안해. 근데 뭐 그러면 안 된다는 법 있어?" 대충 번역하면 이런 느낌.


6️⃣ The 1975 - The 1975

This will get bigger if you know what I mean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하면 너에게 더 의미 있게 다가올 거야
I’m sorry if you’re living and you’re 17
(이것 역시 번역 없이 남겨두고 싶다.) (현세대에 대한 일종의 자기비판과 미래 세대에 대한 반성)
Whimsical, political, liberal with young people with young people as collateral
젊은 사람들을 담보로 한 변덕스러움, 정치, 민주주의

공식 채널에 올라온 뮤비에서 제일 위에 있는 댓글이다. 파란색으로 쓴 부분을 나만 좋아하는 게 아니었구나.
내가 원어민이었으면 그 한 줄에 더 몰입할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
그리고 놀라운 건 답글이다. 나는 어떤 한국인들도 저렇게 말하는 걸 보지 못 했다. 내가 인터넷을 하는 시간의 90프로 이상은 한국 컨텐츠를 이용하기 때문에 우리 윗세대들이 저렇게 생각할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나는 채 19년을 살지 않은, 뭣도 모르는 어린 세대로서 반문하고 싶다. 정말 과거가 지금보다 나았냐고. 사실 반문이라기보다는 세상이 망가져가고 있다는 걸 인정하기 싫은 걸 수도 있다. 우리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슈퍼맨 같은 존재가 나타나 우리는 구제될 수 있을까요. 이런 답이 없는, 한탄에 가까운 질문들은 끝도 없이 나오기에 여기서 멈추겠다.
또 하나 놀라운 것은, 답글 후반부의 내용이다. "너는 너 자체로 멋져", "아무것도 바뀌지 않은 너 자신이면 돼." 이런 윗세대들의 말들에 속아 넘어가지 말라고.
엥?? 나는 저 말이 75%는 진실이라고 생각하고 살아왔기 때문에 당황스럽기 그지없었다. 현재에 안주하지 말고 끊임없이 발전해 나가라는 뜻인가. 세상을 더 살아보고 나서 다시 생각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