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ter

그냥, 그런 날이 있다.
몸서리치게 네가 그리운 날.
외면하고 잊으려 해도 영혼을 빼앗긴 듯 지난 날들의 네 모습이 아른거리는 날이 있다.
티 없이 청아하고 맑은 웃음을 이제와 따라해보려도 해도 의미 없는 바보짓일 뿐이다.
푸른 하늘과 생동감 느껴지는 초록 잎들만을 눈에 담는 너와, 탁한 회색빛 보도블럭이 눈에 보이는 전부인 나.
너의 파랑과 초록을, 아니 너를, 계절이 수십 번 바뀌어도 잊지 못해.
코스모스로 흠뻑 물든 심장으로, 세상을 존재하는 모든 색으로 물들이던 너는 지금 행방불명.
너의 노래가 들리지 않아.

To my younger self.